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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원전 구조물 기술 개발 동향
  • 게시일2024-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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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원전 구조물 기술 개발 동향

 

 

▲ 이종석 KICT 구조연구본부 선임연구위원

 

차세대 원전 구조물 기술 개발 동향

 

 

들어가며

‘차세대 원전’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를 떠올릴까? 대형 상용 원전의 경우 최신 한국형 원전 ARP1400을 개선한 더욱 용량이 크고 안전한 방식의 원전 혹은 최근에는 기존 대형 원전에 비해 1/3~1/5의 출력 규모인 SMR(Small Modular Reactor)로 불리는 소형 모듈형 원전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은 원전의 발전용량, 냉각방식, 제작방식 등 주로 원자로와 이와 관련된 원자력 기술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간과하고 있는 중요한 부분은 ‘구조물’에 대한 고민이다. 원자력발전소(원전)에서 구조물은 원전의 안전을 담당하는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다. 즉, 원자로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내부로부터의 폭발 압력을 버티고 저항하여 대형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훌륭한 버팀목이 되며, 외부로부터의 충격, 예를 들면 미국의 911테러처럼 원자로 격납 건물에 대한 항공기 충돌에 대응하여 원자로를 지켜주기도 한다. 또한, 원자로에서 발생하는 각종 방사선에 대한 훌륭한 차폐막이 되어 외부 유출을 막기 때문에 국민의 안전을 생각 한다면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원자로 자체의 안전이겠지만, 원전 사고는 그 영향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최후의 보루는 구조물이 될 수밖에 없다. 이 글에서는 차세대 원전 구조물에 대한 기술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림 1 재료별 방사선 차폐 성능

 

그림 2 방사선에 의한 콘크리트의 방사화

 

 

원자력발전에 대한 세계적 동향

전 세계적으로 선진국에서는 태양열, 풍력, 지열, 조력 등 그린에너지 기술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어 왔으며, 원자력발전의 경우 방사성 물질 등에 대한 환경적인 영향을 고려하여 탈원전의 기류를 타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에너지 부족, 탄소 저감 등의 커다란 벽에 부딪혀 점차 원자력발전으로 회귀 하는 양상을 보인다. 유럽연합(EU)은 2022년 2월 EU 그린텍소노미(Green Taxonomy)를 통하여 원자력발전을 친환경 에너지로 편입하여 친환경 에너지에 주는 여러 가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영국은 전력 생산량 중 원전 비중을 현재 15%에서 2050년까지 25%로 상향 추진하고 있다. 폴란드는 2043년까지 신규 원전 6기를 순차적으로 건설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으며, 핀란드는 15년 만에 처음으로 신규 원전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프랑스도 2050년까지 신규 원전 6기를 건설하고, 추가로 8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 캐나다 등은 SMR과 같은 차세대 원전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SMR의 경우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미국, 러시아, 중국 등 각국에서 70종 이상을 개발하고 있으며,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우리나라는 2012년 SMART 원자로가 표준설계 인가를 받았으며, 현재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 i-SMR을 2028년 표준설계인가 취득 및 2030년 이후 상용화를 목표로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수력원자력이 개발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최근 체코 두코바니 원전 2기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어 원전 수출국으로서의 입지를 다졌으며, 이를 바탕으로 향후 폴란드, 우크라이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원전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차세대 원전 구조물 기술에 관하여


전 세계적으로 원전 구조물의 신규 건설은 상당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앞에서 설명하였듯이 원전 구조물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원전 콘크리트 구조물은 1971년 착공 된 고리원전 1호기를 시작으로 지속적인 기술 발전이 이루어졌다. 특히, 우리나라 최초의 원전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기술로 설계되었으나 이후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원자로뿐 아니라 원전 구조물에서도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게 되었다.


구조물은 원자로를 비롯한 각종 기기 설비와 달리 한 번 건설하면 폐로 및 해체시까지 교체 없이 사용해야 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구조물의 설계와 시공은 장기적인 안전성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기에 가급적 검증된 기술들을 적용하고자 하는 보수성이 저변에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SMR이라는 기존의 원전에서 벗어난 새로운 형식의 원전이 개발되어 생활환경과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되었으며, 수출을 목표로 하는 한국형 상용 원전은 기후변화 등으로 인한 극한 환경 또는 국가 간 분쟁환경에도 대응할 수 있는 구조물의 개발이 필요한 상황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렇다면, 원전 구조물에 대하여 어떤 이슈들이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 살펴보자.


먼저, 콘크리트는 중성자 차폐를 위한 가장 우수한 재료이다. 이에 원자로 옆에는 차폐 콘크리트가 시공되어 있으며 우수한 성능으로 차폐 임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그림 2와 같이 원자로에서 나오는 열중성자에 콘크리트가 장기간 노출되면 콘크리트는 방사화가 진행되게 된다. 방사화된 콘크리트는 원전 수명종료 후 해체 시에는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로 처리되어야 하므로 상당한 비용이 소요된다. 단지 비용뿐만 아니라, 핵폐기물 저장소가 부족한 우리나라의 실정에서는 방사성 폐기물 자체를 줄여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기 때문에 처분공간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방사화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며, 고리 1호기를 비롯하여 많은 원전이 향후 원전 수명종료 후 해체를 앞두고 있어 점점 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중성자에 방사화가 되는 원소를 최소화한다는 것은 콘크리트에 사용되는 시멘트와 골재에서 중성자 방사화 원소를 줄여야 하므로 재료의 선별적 사용이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된다. 또한, 콘크리트의 자체적인 차폐 성능을 향상하기 위해서 과거에는 밀도가 높은 중량골재 등이 주로 사용되었다. 중량골재는 철광석과 같은 밀도가 큰 광물이 대부분으로 차폐에는 유리하지만, 중성자 방사화에 매우 취약하여 오히려 방사화를 부추기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어 사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중성자를 흡수하거나 산란시킬 수 있는 재료 등을 활용하여 콘크리트의 중성자 차폐 성능을 효과적이며 경제적으로 향상할 수 있는 기술이 이슈가 되고 있다.


한편, 원전 격납 건물 외벽은 원전 중대사고 시 내부 폭발에 대응하고, 외부 충격으로부터 방어하는 방벽으로써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격납 건물 외벽은 최소 두께가 1.2m 이상이 되는 두꺼운 콘크리트이다. 한국형 원전의 경우 프리스트레스트 콘크리트(Prestressed Concrete)로 시공되어 있어 내부 폭발압력에 대한 대응능력이 매우 뛰어나다고 할수 있으며 항공기 등의 충돌에도 비교적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수출까지 목표로 하는 우리 상용원전은 국내 환경뿐 아니라 해외 환경까지 고려해야 한다. 특히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분쟁으로 자포리자 원전에 드론공격이 가해지는 등 원전 구조물의 안전성에 대한 요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동유럽 국가 등 분쟁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지역으로의 수출 시 다른 국가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더욱더 안전한 원전임을 강조해야 한다. 이에 원전 격납 건물의 외벽은 더 높은 충격 저항 성능이 요구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를 위하여 격납 건물 외벽을 120 Mpa 이상의 초고강도 콘크리트로 시공함으로써 현재보다 최소 3배 이상의 강도를 확보하여 추가적인 충격저항 성능을 얻고자 하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이러한 강도의 증가가 실제 충격 저항 성능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는지를 도출하는 연구도 필요한 실정이다. 그러나, 초고강도 콘크리트를 매스 콘크리트(Mass Concrete)로 타설하는 것은 수화열, 거푸집 측압, 현장 시공방법 등에 있어 상당히 도전적인 기술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원전 구조물의 수명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원자력 발전소는 설계수명 종료시점에서 가동기간 연장을 통하여 10년 혹은 20년을 추가로 사용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는 것이 전 세계적인 추세이다. 원전 수명종료 후 해체 비용 및 신규 원전 건설 비용을 고려해 보면, 가동기간의 연장은 비용 측면에서 매우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여 활용할 경우, 내부의 설비들은 교체하여 사용할 수 있으나 구조물은 교체하여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원전 구조물은 건설 당시부터 미리 충분한 수명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 건설되는 한국형 원전 구조물은 설계수명이 60년이므로 최소 80년, 안정적으로 100년 이상의 수명을 미리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로 수출되는 원전 구조물에서도 동일하게 필요한 성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해외의 경우 중동국가 등 환경이 우리나라와 극단적으로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러한 환경노출의 변화에도 대응하여 충분한 구조물 수명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차세대 원전 구조물은 기존 원전 구조물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약점들과 걱정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하여 더욱 안전하고 방사성 폐기물이 적게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차세대 원전의 구조물 분야의 기술의 개발을 위한 꾸준하고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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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헤럴드경제(2022, 7월 6일) 그린워싱’ 논란…EU, 원자력 택소노미에 포함.
• 뉴스1(2024, 8월 7일) 대형 원전부터 SMR까지…원전 시장 두드리는 건설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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